위버멘쉬, 프리드리히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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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태크하는 흑곰

“신은 죽었다”는 문장으로 유명한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 그의 이름 앞에는 늘 ‘도발적인’, ‘위험한’ 같은 수식어가 따라붙곤 하죠. 저 역시 니체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의 철학이 너무 심오하고 난해해서, 섣불리 다가갔다간 길을 잃을 것만 같았거든요.

하지만 매일 똑같이 굴러가는 쳇바퀴 같은 일상 속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지금 내 삶의 주인으로 살고 있는가?’ 마치 잘 짜인 각본 속 배역처럼, 누군가 정해준 길을 안전하게 따라가는 것이 정답인 양 느껴졌어요.

이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싶어 용기를 내어 니체의 세계로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그 여정의 안내자가 되어준 책이 바로 『위버멘쉬, 프리드리히 니체』였어요. 이 책은 니체의 방대한 사상을 현대적인 언어로 친절하게 풀어낸 입문서와 같아요. 오늘은 이 책을 통해 만난 니체의 핵심 사상, 위버멘쉬에 대한 저의 솔직한 생각과 감상을 나눠보려고 해요.

위버멘쉬 표지

초인? 슈퍼맨? ‘위버멘쉬’ 제대로 알아보기

많은 사람들이 니체의 위버멘쉬(Übermensch)를 떠올리면, 망토를 휘날리는 슈퍼맨 같은 초능력자를 상상하곤 해요. ‘Über’가 ‘초월’을, ‘mensch’가 ‘인간’을 의미하니 ‘초인’이라는 번역 자체는 틀리지 않았지만, 이 단어가 품은 진짜 의미와는 거리가 멀어요.

니체가 말하는 위버멘쉬는 하늘을 날거나 건물을 들어 올리는 육체적 강함을 뜻하는 게 아니거든요.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까워요. 그것은 자신의 나약함, 한계, 그리고 내면의 혼돈까지도 정면으로 마주하고, 그것을 딛고 일어서려는 치열한 정신적 투쟁의 결과물이에요.

어두운 배경, 한 남자가 거친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 앞 절벽에 홀로 서서 폭풍우를 마주하고 있는 뒷모습.

기존 사회가 ‘선하다’고 정해놓은 낡은 가치나 도덕률에 맹목적으로 순응하는 대신, “나에게 진정한 가치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질문하며 자신만의 답을 만들어가는 창조적인 인간상, 그것이 바로 니체가 말한 위버멘쉬죠.

이 책은 니체의 원전은 아니지만, 그래서 더 빛을 발하는지도 몰라요. 솔직히 말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같은 그의 대표작들은 시와 같고 상징으로 가득 차 있어,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안개 속을 걷는 것처럼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거든요. 이 책은 바로 그 안갯속에서 방향을 알려주는 등대 역할을 해줘요.

저자인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 1844~1900)는 ‘신은 죽었다’는 단 한 문장으로 기존의 서양 철학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은 인물이에요. 그의 사상은 그의 누이와 같은 인물들에 의해, 심지어는 나치즘과 같은 특정 정치 이념에 의해 끔찍하게 왜곡되고 오용되는 아픈 역사를 겪었어요.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지배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둔갑했던 거죠. 하지만 니체는 오히려 편협한 민족주의나 반유대주의를 경멸했던 철학자였어요. 이 책은 바로 그 역사적 오해와 왜곡의 먼지를 털어내고, 니체가 진정으로 말하고자 했던 위버멘쉬의 본모습, 즉 타인을 지배하는 힘이 아닌 ‘자기 자신을 극복하는 힘’에 대해 한 걸음 더 깊이 다가갈 수 있도록 친절하게 안내합니다.

낡고 오래된 흑백의 조각상들이 부서져 내리는 모습. 그 잔해 속에서 다채로운 색상의 새로운 조각상이 스스로를 깎아 만들고 있는 초현실적인 장면.

내 마음에 들어온 문장들, 그리고 솔직한 감상

책을 읽으며 밑줄 그었던 몇 구절과 함께 제 생각을 이야기해 볼게요.

“너의 가치는 다른 사람의 평가가 아니라 너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 구절을 읽는 순간, 타인의 시선과 사회가 정해놓은 성공의 기준에 맞춰 살아가려 애썼던 제 모습이 떠올랐어요. 우리는 끊임없이 타인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깎아내리곤 하잖아요. 하지만 니체는 진정한 가치는 외부가 아닌, 내면에서 비롯된다고 말해요.

내가 정한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그 과정 자체가 가치 있는 것이라는 깨달음은 제게 큰 울림을 주었어요. 위버멘쉬가 되는 첫걸음은 바로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나만의 기준을 세우는 용기에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요?

수많은 갈림길 앞에서 한 사람이 나침반을 들고 고민하는 모습. 나침반의 바늘은 북쪽이 아닌, 그 사람의 심장을 가리키고 있음.

“고통을 피하지 마라. 고통은 너를 더 강하게 만들 것이다.”

솔직히 고통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저 역시 힘든 일은 최대한 피하고 싶어 하는 평범한 사람이죠. 하지만 니체는 고통이야말로 우리를 성장시키는 최고의 자극제라고 말해요. 직장에서의 뜻하지 않은 실패나 끝없이 꼬여가는 인간관계처럼, 당장이라도 눈 감고 외면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잖아요.

하지만 그런 경험들조차 내 삶의 일부로 온전히 껴안고 ‘이 또한 나를 완성하는 과정의 일부다’라고 긍정하는 것, 이것이 바로 니체가 말한 ‘운명애(Amor Fati)’이자, 자신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가진 위버멘쉬의 진정한 모습이 아닐까 싶어요. 이제는 힘든 일이 닥쳤을 때, ‘이 경험을 통해 나는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까?’라고 질문하게 되었어요.

척박한 사막 한가운데, 바짝 마른 땅을 뚫고 피어난 한 송이의 강렬한 붉은 꽃. 하늘에는 밝은 태양이 떠 있음. 강한 대비와 생명력을 강조하는 이미지.

“너 자신이 되어라. 세상에는 너보다 더 위대한 예술 작품은 없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라고 생각해요. 니체에게 인간의 삶은 하나의 예술 작품을 완성해가는 과정과 같아요. 정해진 답도, 모범 답안도 없어요. 오직 나만의 색깔과 스타일로 내 삶을 채워나갈 뿐이죠. 우리는 모두 자기 삶의 예술가인 셈이에요. 이 구절은 제게 깊은 위로와 함께 강력한 동기부여를 주었어요.

더 이상 누군가를 흉내 내거나 남들이 정해놓은 길을 따라가지 않겠다고, 나만의 걸작을 만들기 위해 기꺼이 삶의 모든 순간을 긍정하고 춤추겠다고 다짐하게 만들었죠. 이러한 창조적인 삶의 태도를 가진 사람이 바로 니체가 말한 위버멘쉬일 거예요.

한 사람이 밤하늘을 배경으로 춤을 추고 있다. 그의 발밑에서 반짝이는 별들이 태어나 우주로 흩어지는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장면.

이런 분들에게 추천해요!

  • 내 삶의 방향을 잃고 방황하는 분: 타인의 기대와 사회적 압박 속에서 ‘나’를 잃어버렸다고 느끼는 분들에게 이 책은 자신만의 길을 찾을 수 있는 용기를 줄 거예요.
  •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분: 고난과 시련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분들에게 니체의 철학은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어요.
  • 니체 철학이 궁금하지만 너무 어렵게 느껴졌던 분: 이 책은 니체의 핵심 사상을 쉽게 풀어내어, 그의 철학 세계로 들어가는 좋은 입문서가 될 거예요.

이 책은 니체 철학의 깊이를 모두 담고 있지는 않아요.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가치가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니체라는 거대한 산맥을 탐험하기 전에, 우리 손에 든든한 나침반과 잘 그려진 지도를 쥐여주는 책이거든요. 정보의 홍수와 끊임없는 비교 속에서 ‘나’라는 존재는 점점 희미해지는 기분이 들 때가 많잖아요. 무엇이 정답인지,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외부에서 답을 찾으려고만 하죠. 이 책은 그런 우리에게 시끄러운 세상의 소리를 잠시 끄고, ‘너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라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용기를 줘요.

결국 위버멘쉬란 산 정상에 깃발을 꽂은 완성된 존재가 아니라, 어제의 나를 딛고 한 걸음이라도 더 나아가려는 역동적인 과정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것 같아요. 넘어지고 깨지더라도 다시 일어나 자신의 삶을 조각해나가는 예술가의 몸짓, 바로 그 자체가 위버멘쉬인 셈이죠.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그 지치고 외로운 여정에 ‘너는 혼자가 아니야, 잘하고 있어’라고 등을 토닥여주는 든든한 친구 같아요. 때로는 쓰디쓴 약처럼 아프게 핵심을 찌르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우리 안에 잠든 거인을 깨우는 강력한 각성제가 되어주죠.

이 책을 덮고 나면 ‘위버멘쉬’라는 개념이 더 이상 박물관에 박제된 어려운 철학 용어가 아니라, 오늘 내가 내리는 작은 선택, 내일을 향한 나의 작은 다짐 속에 살아 숨 쉬는 생생한 삶의 목표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되실 거예요. 우리 모두 자신의 삶이라는 무대 위에서 기꺼이 춤추는 별을 낳는 존재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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