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부정거래, K-POP 황제의 민낯과 개미들의 피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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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태크하는 흑곰

K-POP의 역사를 새로 쓴 BTS, 그 뒤에는 늘 ‘천재 프로듀서’, ‘BTS의 아버지’로 불리는 방시혁 의장이 있었죠. 저도 BTS의 음악을 들으며 위로받고, 그들의 세계적인 성공에 마치 제 일처럼 가슴 벅차했던 사람 중 하나예요. 빌보드 차트 1위 소식에 밤잠을 설치고, UN 연설을 보며 뭉클했던 기억이 선명해요. 방시혁이라는 이름은 단순한 제작자를 넘어, K-POP의 자랑스러운 상징이자,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신화 그 자체였어요.

그래서일까요? 최근 들려온 방시혁 부정거래 소식은 단순한 경제 뉴스를 넘어, 믿었던 사람에게 뒤통수를 맞은 듯한 배신감마저 들게 했어요. “설마 그 방시혁이?”라는 의심과 함께, 4천억 원이라는 돈의 무게가 K-POP의 빛나던 성공 신화를 까맣게 덮어버리는 기분이었죠. 이건 단순한 금융 스캔들이 아니라, K-POP을 사랑했던 수많은 팬들의 순수한 마음까지 얼룩지게 한 사건이에요. 우리가 열광했던 그 성공 스토리가, 누군가의 눈물을 발판 삼아 이뤄진 건 아닐까 하는 씁쓸한 생각마저 들게 하니까요.

방시혁 부정거래 관련 포스팅 썸네일

4천억짜리 계약,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방시혁 부정거래의 핵심은 생각보다 더 노골적이고 치밀해서 놀랐어요. 하이브(당시 빅히트) 상장을 앞둔 2019년, 방 의장은 초기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 아직 멀었어요. 생각 없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해요. 이 말을 믿은 초기 투자자들은 안심하고 있었겠죠. 그런데 그 말 뒤에서는 전혀 다른, 거대한 계획이 그려지고 있었어요.

방시혁 부정거래 관련 한경 비즈니스 기사

그는 자신과 연관된 사모펀드(PEF) 3곳과 아무도 모르는 비밀 계약을 맺어요. 내용은 충격적이었죠. “당신들이 다른 투자자들의 주식을 사 와라. 그러면 상장 후 얻는 이익의 30%를 나에게 달라.” 결국 그의 말을 믿었던 초기 투자자들은 헐값에 지분을 이 사모펀드에 넘겼고, 이 사모펀드들은 하이브가 상장하자마자 약속이라도 한 듯 어마어마한 물량의 주식을 시장에 쏟아냈습니다.

그 결과요? 상장 첫날 ‘따상상’을 외치며 35만 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불과 며칠 만에 15만 원대로 곤두박질쳤어요. BTS의 성공을 믿고, K-POP의 미래를 응원하며 인생의 중요한 자금을 투자했던 수많은 ‘개미’들의 꿈도 함께 산산조각 난 순간이었죠. 온라인 주식 게시판은 절규와 원망으로 가득 찼어요. 누군가에겐 희망이었을 투자가 한순간에 악몽으로 변해버린 거예요.

어두운 사무실, 한 남자가 여러 개의 모니터를 심각한 표정으로 보고 있다. 모니터에는 폭락하는 주식 그래프와 복잡한 금융 데이터가 가득하다. 창밖으로는 서울의 야경이 보이며, 극적인 조명이 금융 스캔들의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금융당국의 칼날, 그러나 솜방망이가 될까 우려되는 이유

다행히도 금융당국은 이번 방시혁 부정거래 사건을 그냥 넘어가지 않았어요. 증권선물위원회는 방 의장을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는데, 이건 금융당국이 내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치 중 하나예요. 자본시장법에서 이 혐의는 시장의 신뢰를 뿌리부터 흔드는 중범죄로 취급하거든요. 위반 행위로 얻은 이익이 50억 원이 넘으면 무기징역까지 가능할 정도니까요.

방시혁 부정거래 관련 MBC 기사

더욱이 최근 정부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라는 강력한 제도를 도입했어요. 한 번이라도 주식 범죄를 저지르면 시장에서 영원히 퇴출시키겠다는 건데요. 정말 속 시원하고 진작에 나왔어야 할 제도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가장 아이러니한 지점은, 이 강력한 법의 칼날이 이번 방시혁 부정거래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그의 범죄 행위가 법 시행 이전에 일어났기 때문에 소급 적용이 안 된다는 거죠.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아쉽고 화가 나는 부분이에요. 이런 거대한 사건에 ‘원스트라이크 아웃’ 1호가 적용됐다면, 시장에 주는 경고 메시지는 훨씬 강력했을 텐데 말이에요. 법의 허점 때문에 거물급 범죄가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는 대중의 심정은 착잡할 뿐이죠. 결국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는 말이 무색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에요.

이게 정말 방시혁 한 사람의 문제일까요?

저는 이번 방시혁 부정거래 논란을 보면서, 이건 단순히 한 개인의 탐욕 문제를 넘어 K-POP 산업의 구조적인 허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생각해요. K-POP이 세계적인 산업으로 커지면서,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거대한 금융 상품이 되었어요. 그리고 그 중심에는 늘 ‘창업자’ 또는 ‘핵심 프로듀서’라는 절대적 존재가 있죠.

이것이 바로 ‘키맨 리스크(Keyman Risk)’예요. 회사의 모든 것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다 보니, 그의 결정과 행동이 곧 법처럼 여겨지는 문화가 생겨나요. 투명한 지배구조나 내부 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운 환경인 셈이죠. 방 의장의 말 한마디에 초기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았다는 것 자체가 그 방증 아니겠어요?

거대한 체스판 위에 한 명의 '킹(King)' 말이 다른 모든 말들을 압도하고 있다. 킹의 그림자가 체스판 전체를 덮고 있으며, 이는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키맨 리스크'의 위험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에 ‘정보의 비대칭성’이라는 기름이 부어집니다. 내부자들은 회사의 모든 호재와 악재, 상장 계획까지 손바닥 보듯 알지만, 우리 같은 일반 투자자나 팬들은 언론에 공개된 단편적인 정보, 혹은 팬심에 기댄 장밋빛 희망에 의존할 수밖에 없죠. 특히 BTS를 향한 팬심으로 주식을 산 ‘아미’ 투자자들에게 방시혁 부정거래 사건은 단순한 금전적 손실을 넘어, 자신들의 순수한 팬심이 이용당했다는 깊은 배신감으로 다가왔을 거예요. ‘내 가수를 응원하는 마음’이 누군가의 배를 불리는 수단이 되었다는 사실은 참기 힘든 모욕이죠.

우리가 얻어야 할 쓰지만 귀한 교훈

방시혁 의장은 최근 귀국해서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한번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여요. 이번 사건으로 하이브의 브랜드 가치 역시 큰 타격을 피할 수 없겠죠. BTS가 군 복무 중인 이 민감한 시기에 터진 오너 리스크는 회사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거예요.

하지만 어둠 속에서도 빛은 있는 법. 이번 방시혁 부정거래 사건이 우리에게 남긴 교훈은 분명해요. 바로 ‘묻지마 투자’, ‘팬심 투자’는 얼마나 위험한지 깨닫게 해준 것이죠.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회사라고 해서, 장밋빛 미래를 약속한다고 해서 감정적으로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냉정한 현실을 우리 모두의 뇌리에 새겨주었어요.

한 개인 투자자가 집 책상에서 돋보기를 들고 재무제표와 같은 서류의 작은 글씨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책상 위에는 컴퓨터와 여러 금융 관련 차트가 펼쳐져 있으며, 신중하고 분석적인 투자 자세를 상징한다.

앞으로 우리는 투자에 더 신중해져야 해요. 상장 초기 기업이라면 대주주와 기관의 의무보유확약 기간이 언제 풀리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기업의 재무제표를 최소한 한 번은 열어보는 노력이 필요해요. 감정이 아니라 냉철한 데이터와 분석으로 기업을 바라보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팬으로서의 나’와 ‘투자자로서의 나’를 철저히 분리해야 한다는 거죠. 이번 일을 계기로 금융당국의 감시가 더 강화되고, 투자자 보호 장치가 더 튼튼해지길 바라봅니다. 어쩌면 이번 방시혁 부정거래의 아픔이, 우리 주식 시장을 더 투명하고 공정하게 만드는 성장의 밑거름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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